지난
8월 시흥시 한국어말하기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한 솜쿤
(캄보디아
, 29)씨를 시흥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만나 얘기를 나눴다
.
▲한국에 언제 왔나?
한국에 온 지는 2년 10개월 됐다. 나는 캄보디아에서 호텔조리를 전공했다. 호텔에 취업하기 위해서 한국어, 중국어 다 배우고 싶었다. 또 한국드라마 영향으로 캄보디아 사람들은 한국에 많이 오고 싶어 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래도 막상 한국에 오려니 가족들이 반대했다. 캄보디아랑 멀기도 하고 아는 사람도 없어서 외로울 꺼라고. 그래도 한국에서 일하면서 한국어도 배우고 싶어서 한국에 왔고 지금은 남동생 두 명도 같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어 공부 방법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말 잘 못했다. 그런데 캄보디아 친구들이 외국인복지센터를 소개해줘서 2년 전부터 공부하게 됐다. 선생님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한국말 많이 늘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상사들과 한국말로 얘기하고 캄보디아 친구들과 있을 때도 쑥쓰러워 하지 않고 한국어로 말하려고 한다. 또 집에서는 복습하거나 한국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대사를 따라한다. 계속 따라하고 발음 연습도 하다보면 내 자신이 이상한 사람 같기도 하다. (웃음) 영화는 ‘방가방가’를 감명 깊게 봤다. 같은 외국인근로자 얘기라 공감이 돼서 마음이 찡 했다.
▲한국어대회에 출전하게 된 계기는?
많은 분들께 한국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생활상을 알려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내 한국어 실력을 평가받고 싶기도 했다. 한국어를 계속 공부하고 있긴 하지만 나도 내 실력을 잘 모르겠다. 작년에도 출전했었는데 제한시간 안에 발표를 끝내지 못해서 본선에서 탈락했다. 그래서 이번 대회는 준비를 많이 했다.혼자서도 연습 많이 하고 선생님들도 많이 도와주셨다.
▲여가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주말에는 보통 시흥외국인복지센터에서 한국어수업을 듣고 축구동아리 활동을 한다. 예전에는 태권도, 댄스, 기타 등 다양한 수업에 참여했었다. 그리고 캄보디아 친구들을 만나서 수다를 떤다. 얼마 전 생일이었는데 캄보디아 친구들이 미역국을 끓여줬다. 나한테 주려고 한국 사람한테 어떻게 끓이는지 물어봤다던데 맛이 괜찮았다. 감동 받았다.
▲캄보디아와 한국의 다른 점은?
캄보디아 사람은 단맛을 좋아하는데 한국 사람은 짠맛을 좋아한다. 처음에 음식이 안 맞아서 살 많이 빠졌었다. 매일 라면만 먹고 그랬다. 제일 먹기 힘들었던 요리는 매운 떡볶이, 해장국이다. 처음에 매운 줄 모르고 주문했는데 너무 매워서 조금 먹다 말았다. 즐겨먹는 음식은 된장국, 순대국 같은 맵지 않은 음식이다. 된장은 캄보디아 음식과 비슷해서 먹기 편하다. 그리고 삼계탕이 정말 좋다. 여름이 다가오면 기분이 좋아진다. 회사에서 삼계탕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캄보디아는 이계절인데 한국은 사계절이다. 겨울에 너무 춥지만 살다보니 적응됐다. 또 캄보디아는 오토바이를 많이 타는데 한국은 지하철, 버스를 더 많이 이용한다.
▲한국에서 목표는?
내년에 있을 토픽시험에서 좋은 점수를 얻는 것이다. 또 여행도 많이 하고 싶다. 남동생들과 같이 남산타워, 동대문, 청계천에 놀러 갔었다. 청계천은 밤에도 사람이 많고 행사도 많이 해서 재밌었다. 앞으로 제주도, 부산도 가보고 싶다. 또 돈도 많이 벌고 싶다.
그는 인터뷰를 마친 후 곧장 토픽 대비 한국어 수업에 참석했다. 이어 점심을 먹고 축구를 하러간다고 했다. 한국어 실력 뿐만 아니라 삶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가 대상 수상의 일등 비결 아니었을까.
[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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