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왕지연 회장 |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인터뷰

인터뷰>> 왕지연 회장 | 한국이주여성연합회

“이주여성들 스스로 당당하게 살겠다는 의지가 필요”

여성가족부, 서울시 등 다문화인식개선프로그램 운영

2009년 설립, 전국 20개 지부 16개국 1만여 명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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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지연 한국이주여성연합회장

“다문화가족들이 이제는 받지만 말고 한국사회에 되돌려주는 일을 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주여성들이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왕지연 한국이주여성연합회장은 다문화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그간 연합회 창립 운영과정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왕 회장의 첫 인상은 강렬했다. 서울 대방동 여성프라자 내 연합회사무실에서 처음 만난 그의 표정은 자신감 넘치는 제스처에 거침없는 표현력, 어떤 일이든 척척 소화해 내는 워킹맘의 포스였다. 그의 사무실에는 휴일임에도 서류뭉치가 수북히 쌓여 있음이 이를 입증했다.

한국이주여성연합회는 2009년 10월 설립됐다. 2012년 8월 여성가족부에 단체등록 후 2015년, 16년, 여성가족부 지역다문화프로그램, 2013년도에는 서울시 일선 학교에 찾아가는 다문화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다문화인식개선을 위해 이주여성 강사들이 나라별로 초등학교에 찾아가서 다양한 국가의 전통문화와 전통공연을 보여주고 나라별로 소개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왕 회장은 중국 청도(칭다오)의 한국기업체에서 1997년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청도에는 한국기업들과 한국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좋다고 한다.

한국기업체에 근무할 당시 한국에 너무 가고싶어 한국어를 독학으로 공부하고 회사 사장님 집으로 찾아가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간청했다. 산업연수생은 원래 생산직 종사자만 가능했지만 사무직에 근무하던 왕씨는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끈질긴 노력으로 1998년 한국에 입국해 10개월을 머물다 1999년 귀국했다. 그리고 입국후 몇 차례 회삿일로 한국을 오갔다. 2002년 그는 유학비자를 들고 한국에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한국에 정착했다. 2003년 8월 29살에 남편을 만나 결혼 후 한국인이 됐다.

왕 회장은 “2009년 초 집에서 인터넷 검색을 하다 여행가는 프로그램을 검색했어요. 그 시기는 다문화프로그램이 한창 시작되는 단계였어요. 공짜인데 애들 데리고 가야겠다해서 전화 접수했어요, 중앙대학교하고 한국청소년보호연맹이랑 같이 하는거였는데 전화를 했더니 어디 같이갈 친구 없냐고 해서, 제가 그때 발이 넓은편이었어요. 그래서 4가족을 찾아줬는데, 이게 10가족이 된거에요. 주변 친구들 알려주니 점점 많아졌어요. 그런데 막상 참가를 했는데 하루종일 비가오는 거예요. 다른분들은 기분나쁘죠. 여행갔는데 계속 비만 오고, 저는 스타일이 환경에 적응을 잘 해서 비오는것도 적응했어요. 애들 데리고 여행하고 대회하고 열심히 했죠.”

“그런데 행사를 진행하던 사람이 저를 마음에 들어한거예요. 마인드가 적극적이어서 좋다고 직원으로 채용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거기서 일하게 됐어요, 다문화 모집같은 일을 했어요. 그때 이주여성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되었어요.”

왕 회장은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의 사정을 알게됐다고 한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양한 환경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한번은 필리핀 사람한테 전화했는데 술취한 남편이 받는거예요. 그래서 아내랑 통화했는데 남편이 맨날 술만 먹고 자기를 때린다는 거예요. 왜 신고하든지 이혼하든지 하지 그냥 가만 있느냐고 물으니까 자신들은 종교 때문에 이혼하면 죽는대요. 그때 너무 가슴이 아프더라고요.”

이런 문제들을 보면서 왕 회장은 이주여성들의 단체를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이주여성들이 힘을 모아 스스로 권리를 찾고 한국사회에 무슨일이든지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굳혔다. 그렇게 한국이주여성연합회가 탄생했다.

연합회는 서울에 본부를 두고 인천, 전남광주, 안성, 광명, 대구 등지에 5명의 지부장을 두고 있다. 국가별로는 16개국, 지역은 부천, 안산, 등 총 20개에 지부 및 커뮤니티로 구성됐다. 지부는 해당지역에 독립 등록단체이며 커뮤니티는 정식 등록단체가 아닌 모임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체 회원 수는 1만300명이다.

왕 회장은 고부갈등문제에 가장 초점을 두고 내년에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는 “항상 취약한게 고부갈등문제입니다. 작년에는 고부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부열전을 만들고 올해는 지역사회와 이웃하고 자녀들 양육하면서 그 사람들 도움이 필요할 때 멘토멘티 형식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어요. 드러나지 않는 어려움들이 많아요. 우리가 눈으로 보지 못하는 것들이 엄청 많아요. 참여하지 않는 분들이 문제가 커요.”

그는 부부상담 프로그램은 실제로 다문화부부뿐만 아니라 일반 부부에서도 많이 생기는 문제인데 참여를 하지 않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우선은 가면 해결되는데 자신들이 문제가 없고 창피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상담을 안가요. 다문화부부들은 더 안가요. 그게 문제를 더 키웁니다.“

이주여성들은 학부모모임에서도 학교일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을 느낀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주문했다.

“다문화 엄마들은 말이 표시가 나잖아요. 그런면에서 위축받게 되니 참여를 꺼리고 혹시 내가 다문화엄마여서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위축되지 않을가 이런 고민들을 합니다. 그나마 조선족분들은 말이 좀 되니까 덜한거 같아요, 얼굴도 한국사람과 똑같고 말이 앞서니까요. 한국사회 흐름이 ‘베트남 사람이다 베트남이 한국보다 못 산다’ 이러면서 눈빛이 다르잖아요. 그런 시선이랑 이주여성들 많이 위축되는 편이죠. 대부분 기안죽으려고 학교에 안가요.”

그는 또 “저 같은 중국인들은 겉으로 볼 때는 모르는데 입을 열면 ‘아 외국인이다’ 학부모들부터 살짝 시선이 바뀌어요. ‘아 그래요?’라는 말도 어투에 따라서 다르잖아요. 살짝 낮게 보는 눈빛하고 말을 안해도 느낄수 있는거예요 그래서 엄마들 자신감이 많이 꺾여 있어요.”

연합회는 이런 문제에 적극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래요 무시를 해라. 그게 방법이니까요.”

왕 회장은 반드시 하고 싶은 일이 있다. 늘 받기만하는 것은 스스로 약자임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이제는 돌려주는 주체가 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린 늘 받기만 했어요. 사회적으로 볼 때는 취약계층도 있고 그래서 그건 참 비겁하다고 봐요. 다문화가족이 다 취약계층은 아니잖아요. 잘 사는 가정도 있고 못사는 가정도 있고 무작정 국가지원을 받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그것 때문에 일반 국민들과의 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아요. 단지 다문화가정이라는 이유로 무작정 지원해 달라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저희 자녀들이 그런 꼬리표를 안 붙이고 살 수 있잖아요.”

“한국은 봉사시스템이 잘 되어있는 사회잖아요. 그래서 이미지를 잘 개선하려면 우리가 나서서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이제는 받은 것을 돌려주어야 할 때니까요.”

연합회는 2013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을 받았다. 이를 통해 외국어교육, 학교나 어린이집 파견, 축제지원, 공연기획 등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에는 서울시에서 개최하는 다양한 축제에 참여해 공연퍼레이드, 의상체험, 악기체험, 먹거리체험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올해에는 다양한 문제로 어려움도 있었지만 내년에는 전국에 지부설립을 확대해 이주여성들이 다양한 능력을 개발해 한국사회에서 다문화인식에 앞장서고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조원준 기자

 

프로필

한국이주여성연합회장

(주)한사랑컬처 대표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회장

대한중국어강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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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문화일보 ] 김판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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